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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8월, 그 골목에 들어서면 생각나는 사람들

2020.08.06(목) 09:27:27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8월 3일(월), TV를 켜니 41일째 이어지는 장마와 전국을 강타한 폭우 피해로 어수선한 세상사가 드러난다. 이맘때면 접하게 되는 일들이지만, 올해는 그 피해 정도가 예상을 웃돌아 걱정과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다. 8월이면 으레 한 번은 듣게 되는 일본 관련 소식도 이어졌다. 이쪽도 광복 75주년을 맞은 올해는 빅뉴스뿐이다! 일제강점기 강제 노역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압류한 일본 기업의 주식 현금화 과정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한·일 상황을 다루고 있었다. 또한 피해자들의 상처는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한 설문조사에서 일본인의 80%가 더는 한국에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을 냈단다. 2020년에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일 관계를 확인시켜 준 셈이다. 
 
공주이야기 토크콘서트에서 나태주 시인은 김구 선생의 공주 행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공주이야기 토크콘서트에서 나태주 시인은 김구 선생의 공주 행적에 대해 전해 주었다
 
2018년 9월, 나태주 시인과 원효사 해월스님을 한자리에 모시고 알려지지 않은 '공주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다. 오늘은 이 자리에 계셨던 인물 한 분과 이야기에서 집중 조명했던 일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물과 연관된 장소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8월, 그 골목에 들어서면 생각나는 사람들 1
 
147번지에 위치한 중동카페에서 바라본
▲147번지에 위치한 '중동카페'에서 바라본 '147낭만골목' 전경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구한말 공주부 내의 정기시장은 대통교(大通橋)에서 현재 공주우체국까지의 봉황산(鳳凰山) 쪽 제민천변(濟民川邊)이었다. 1918년 공주시가지 정비 계획에 의해 대통교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던 정기시장이 작은 사거리에서 큰 사거리에 이르는 제민천변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공주 갑부 김갑순(金甲淳)의 투자로 공주면 147번지 일대가 200여 개에 달하는 사설시장으로 변모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야말로 비가 오면 자주 물이 드는 상습 침수지대의 환골탈태였다!
 
8월, 그 골목에 들어서면 생각나는 사람들 2
 
8월, 그 골목에 들어서면 생각나는 사람들 3
 
8월, 그 골목에 들어서면 생각나는 사람들 4
▲공주 중동의 옛 여관(여인숙) 골목 풍경  
 
2020년 7월 13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국민은행 공주중동점 맞은편에는 공주에서 제일 컸던 '미림양복점(후에 지금의 하나은행 맞은편에서 영업함)'이 있었다. 그 옆 길고 좁은 골목을 쭉 따라가다 보면 '음식점골목'으로 불리던 먹자골목 3길이 나온다. 왼편 건물은 유명한 국밥집, 구 '이학식당'이 자리해 있었고, 오른편 건물에 대해서는 나태주 시인이 2018년 9월에 이미 언급한 일이 있다.
 
동명장여관이 있었던 곳
▲일본인이 운영하던 동명장여관(디스코팡팡 간판이 걸린 건물)은 현재의 먹자골목 3길에 위치해 있었다

2018년 9월, '공주이야기 토크콘서트'에서 나태주 시인은,
"우리 공주 사람들이 김구 선생께 죄송한 일이 있어요!"라고 어두를 꺼내시더니,
"해방된 다음해인가 그 다음해인가 정확지는 않은데, 상해에서 귀국한 김구 선생이 인천의 은인에게 들른 다음 공주에 내려와서 머문 곳이 '동명장'이에요."라고 말씀하시고는 상세하게 그 위치를 일러 주셨다. 
 
현재 '디스코팡팡' 간판을 단 옛 동명장여관은 수년째 빈 건물인 채다. 만나 뵌 많은 70대 공주 어르신들은 여관골목 어귀에 있던 동명장여관을 정확히 기억하고 계셨다. 중장년층은 '마니또'라는 상호의 팬시문구점이 있던 곳으로, 이 건물에 대한 추억을 지닌 마지막 세대라 할 수 있는 20대들은 친구들과 '디스코 팡팡'이라 불리던 놀이기구를 타던 곳으로 기억한다. 같은 건물에 대한 추억의 강도에도 세대차가 확연했다.  
 
8월, 그 골목에 들어서면 생각나는 사람들 5
 
8월, 그 골목에 들어서면 생각나는 사람들 6
 
공주 중동 유일의 병원이었던 명구의원이 위치했던 곳
▲공영주차장이 들어선 이곳은 공주 중동 유일의 병원이었던 '명구의원'이 위치했던 곳으로 공주 토박이들은 식당 '춘천닭갈비'도 명구의원 자리라고 말한다
 
2019년 12월, 공주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한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됐다. 올 2월부터 사업대상지인 구심권에 슬슬 변화가 나타났다. 새 단장을 시작한 147번지 내의 '중동 먹자골목'을 다니다 보니 추억의 중동먹자골목을 소개한 안내도가 눈에 띄었다.
 
먹자골목 1길에 위치한 공주시 공영주차장이 '공주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던 임현무 원장이 운영했던 '명구의원' 자리였단다. 동명장여관과 함께 백범 김구 선생과 인연이 닿은 곳이었으니 명구의원이라는 현판을 써 주신 분이 바로 선생이었단다. 동네방네 수소문하고는 있지만, 진귀한 자료 구경이 내 차례까지 와 줄는지 노심초사한다면 허풍이 좀 지나친 걸까?
 
국수공장이 있던 자리
▲국수공장이었던 자리에는 보리밥집이 들어서 운영 중이다
 
8월 3일(월), 공주 147번지 중동먹자골목 2길과 인연 깊었던 한 인물의 49재가 있었다. 그 인물은 2018년 9월, 나태주 시인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공주이야기를 들려주셨던 원효사 해월화상이다. 2년 전 그날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스님은 폭우가 잠시 그친 틈을 타 아버지·어머니 곁으로 영영 떠나셨다.

해월스님은 공주 중동 먹자골목 2길에서 한때 '불광한의원'을 운영한 이력이 있다. 공주 중동 먹자골목 2길은 상권이 무너지지 않은 1길과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중구난방이던 골목 이름이 통일된 3길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곳이다. 불광한의원 옆에는 불과 15년 전만 해도 부부가 운영하던 국수공장의 기계가 요란을 떨며 돌던 곳인데, 양 많고 저렴한 국수를 사러 이 골목을 드나들던 손님들이 줄면서 그 골목에 있던 찐빵집이며 콩나물집도 그리움만 남기고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일제강점기에 형성되어 숱한 에피소드를 남긴 공주 147번지 골목 한쪽에서 먹구름 낀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8월이면 떠오르는 김구 선생과 선생의 공주에서의 행적을 설파하듯 들려주시던 해월스님이 불현듯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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