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전시회가 비교적 많은데 한뼘미술관으로도 불리는 삼거리갤러리가 그렇고 우정박물관 내에 위치한 우정아트갤러리 또한 그렇다. 삼거리공원에 들렸다가 전시회를 본다거나 우정박물관 나들이를 하면서 미술감상을 할 수 있으니 1석2조인셈이다.
이번 전시는 6회를 맞은 아트플래쉬 정기전으로 3월 중순에 시작되었고 이번 4월말까지이다.
아트플래쉬는 2010년에 결성된 작가그룹으로 자신들의 작업이 사회에 환원이 되고자 전시장 문턱 낮추기와 주민과 함께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주관하며 좋은 일에 앞장서고 있다.
나 또한 수많은 전시회를 다니면서 막연하게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문화예술이 자주 접하면서 보는 눈을 많이 키우게 되었는데 전시장의 문턱을 낮춘다거나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예술을 접하다 보면 문화예술의 저변확대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작품들은 한 벽면을 차지할만큼 대작과 그에 비해 작은 규모로 산뜻한 봄느낌이 나는 것부터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개인전이 아니라 그룹전이다 보니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전시회를 가면 '무제' 시리즈로 제목을 달지 않은 작품들이 많은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곳의 작품들은 모두 친절하게도 제목이 잘 명시되어 있다. '무제와 유제' 이 둘 중 어느 것이 나을지는 잘 모르겠다. 때로는 '무제'인 작품들은 참 무성의하다고도 생각했는데 작가가 얼마나 제목을 달기 어려웠으면 관람자의 몫으로 돌렸을까 라는 인간적인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작품들이 다 마음에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더욱 눈길을 끌었거나 봄이라 밝은 기운의 몇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목은 모두 정해져 있지만 되도록이면 그림을 먼저 보고 제목을 보려 한다. 그러면 내가 상상했던 것과 작가의 마음이 일치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에. 풍성한 음식들 속에 잘 차려진 왕의 의상과 왕관은 있지만 정작 그걸 먹고 차려입어야 할 사람은 없다. 제목을 보면 무릎을 딱 치게 된다. 그렇다. 작가는 '풍
요 속의 빈곤'을 나타냈다.
봄 시즌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제목도 Blossom 이다. 꽃이 주는 화사함과 긍정적인 에너지까지 느껴진다.
1차원적으로는 밝은 이미지였고 2차원으로는 조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Let's go together"
한지를 돌돌 말아 독특하게 표현한 "Red Planet"
늦은 방문이었지만 아직 4월의 봄은 끝나지 않았기에 박물관 나들이겸 들려도 좋을 것 같다.
아트플래쉬정기전 2018.03.16 ~ 04.30
천안 우정박물관 내 우정아트갤러리 (일요일 휴관)
충남 천안시 동남구 양지말1길 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