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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꽃을 든 여자, 꽃등을 들리다!

충남역사박물관 '전통문화체험실' 김인숙 선생의 우리 꽃 사랑

2018.04.14(토) 04:57:48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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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리꽃(=조팝나무)

"싸리꽃 핀 걸 보니 참깨 모 심어야겄다~" 
동승한 차 안에서 창밖 풍경을 눈여겨 보던 연세 지긋한 지인이 한 마디 던지신다. 찔레꽃 피기 전 싸리꽃은 21세기에도 통용되는 '밭작물 심기의 척도'인 모양이다.
"계절이 골백번 도삽을 부려도 뻐꾹 소리 들리면 참깨 모 심을 채비해야 하고 말고."  맞장구치는 소리도 보태진다.

장날도 아닌데 그날 저녁 칠순 노모는 검은 봉지 한가득 참깨 모종을 사 들고 왔다.

꽃비 내리는 충남역사박물관
▲ 꽃비 내리는 충남역사박물관

4월 10일(화), 점심을 먹고 찾은 '충남역사박물관'은 충남교향악단의 '작은 벚꽃음악회'가 열리는 가운데 봄바람에 벚꽃잎이 휘날려 온 세상을 뒤덮을 듯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통놀이체험실 김인숙 강사
▲ 전통놀이문화 체험실 김인숙 선생님

이전한 '전통문화체험실' 앞에서 꽃비 사이를 누비며 우줄우줄 춤을 추더니
"아~아~! 이 아까운 걸 어째?"  떨어진 꽃잎을 움켜쥐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한 여인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전통문화체험실'을 13년째 지키고 있는 '김인숙' 선생님이셨다.

전통문화체험실에서 들국화 차를 나누다
▲ 전통문화체험실에서 지인들과 직접 말려 만든 들국화 차를 나누는 김인숙 선생님

자리를 함께한 지인들의 화두는 김인숙 선생님이 직접 말린 들국화 차를 마시다 처음 마셔 봤다는 목련꽃 차 얘기에서 연잎 차를 거쳐 자연스럽게 '김인숙' 선생님이 애지중지하는 우리 꽃 이야기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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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화
▲ 산당화(=명자나무)

알밤 옆의 작고 노란 열매 이름을 여러분은 아시나요?
작년 가을 '전통문화체험실'을 찾았을 때, 김인숙 선생님이 이름을 맞춰보라고 내민 열매다.
요즘 한창 물오른 자태를 뽐내는 산당화의 열매가 바로 그 노란 열매의 정체 '명자'다. 

전통문화체험실의 '김인숙' 선생님이 전통놀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풀, 꽃, 열매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숨은 고수임을 알아차린 계기가 되었다.

꽃을든여자꽃등을들리다 3 꽃을든여자꽃등을들리다 4 꽃을든여자꽃등을들리다 5▲ 으름 열매와 잎으로 누름꽃(압화)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김인숙 선생님

 '전통문화체험실'에 방문객의 발길이 뜸해지자 조교 선생님께 막 따온 으름 열매와 잎으로 누름꽃(압화)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시기에 귀동냥해 보았다.

적지 않은 분들이 키위색의 작은 바나나 모양을 한 '으름'을 보거나 먹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잎이나 열매를 본 적은 있을는지 모르겠다. 김인숙 선생님 덕분에 태어나서 이날 처음으로 어린 으름 열매와 잎을 만져보게 되었다.


■누름꽃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두꺼운 책을 준비한다.
2. 각 티슈용 휴지를 한 장 책장에 깐다.
3. 잎과 열매 혹은 꽃잎을 휴지 위에 깐다.
4. 다시 휴지 한 장을 덮어준다.
5. 책을 덮는다.

어렸을 때 은행잎이나 단풍잎을 말리는 과정과 다를 바 없는게 생각보다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2주~4주 후면 누름꽃이 완성된다고 한다.


【 Level.1】
Level.1
 
【 Leve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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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vel.3】
꽃을든여자꽃등을들리다 7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도 재미 삼아 꽃 이름을 맞혀 보세요. 누름꽃 중 일부를 수준별로  Level 1~3으로 분류해 보았다. 정답은 글 말미에서 확인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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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점심으로 드실 도시락이 아니라 누름꽃을 모아놓은 보물상자다. 김인숙 선생님이 공을 들여 만든 누름꽃은 등과 부채(체험비 5000원)를 제작할 때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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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과 부채만들기 체험 과정

접착제를 바르고 비교적 부드러운 누름꽃을 등 아랫부분에 놓아 가며 헝겊으로 눌러준다. 욕심내서 많은 꽃을 사용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지고 예쁜 말을 쓸 여백이 없어져 버린다. 부채에 이용하는 재료는 다소 두꺼워도 접착력이 좋아 다양한 꽃과 잎을 써도 된다고 한다.

올해는 늦추위가 길어져 어느 해보다 꽃 빛깔이 예쁘기 때문에 누가 만들어도 어떻게 만들어도 예쁜 작품이 만들어지는 마술쇼가 벌어진다.

오감만족의 순간
▲ 오감만족의 순간

누름꽃을 이용한 등과 부채는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고, 만들고 나면 성취욕도 있고, 집에 가져다 두면 몇 년을 둬도 꽃과 잎 색깔이 그대로라 집안이 얼마나 화사한지 모른다. 

등과 부채를 만들고 환하게 웃음 짓지 않는 체험자가 없다. 이런 모습에 누가 볼까 등 돌려 혼자서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빼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지도하려고 일부러 다른 글씨체를 배우기 위해 2개의 캘리그라피 강좌를 수강한 충남역사박물관 전통문화체험실 '김인숙' 선생님은 아슬아슬 비탈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우리 꽃을 살피러 유랑할 것이다.

전통문화체험실은 주로 어린 학생들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선생님은 더 큰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생화가 등이나 부채에 이용될 때까지의 과정을 사진 기록으로 남겨서 우리 꽃을 제대로 알리는 데 더욱 힘쓰실 생각이라고 말씀하신다. 선생님의 희망대로 우리 꽃을 널리 알리고, 신통방통하게 달력보다도 더 정확해 생활의 지혜를 발휘하게 하는 우리 꽃을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그 날까지 함께 응원할까 한다.


■ <누름꽃 레벨별 정답:왼쪽→오른쪽>

【 Level.1】진달래, 개나리, 나팔꽃, 샐비어
【 Level.2】달맞이꽃, 천일홍, 잔대, 향유
【 Level.3】바늘꽃, 풍로초, 쥐방울, 목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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