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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엥선생이 들려주는 그림이야기 NO.2

거장 '임동식' 화백과 -고개숙인 꽃에 대한 인사 에디션 시리즈-

2018.04.06(금) 06:55:19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수선화가 활짝 핀 이미정 갤러리 출입구
▲ 수선화가 활짝 핀 이미정 갤러리 출입구

공주시' 이미정 갤러리(감영길 12-1/041-854-5345)'는 개관 2주년을 맞아 2018.03.14(수)부~ 04.10까지  화가 '임동식'의 -고개숙인 꽃에 대한 인사 에디션 시리즈( Edition Series) -기념전을 열고 있다.


■'임동식'은 누구인가?
이미정 갤러리 별관에서 지인들과 환담 중인 '임동식' 화백
▲ 이미정 갤러리 별관에서 지인들과 환담 중인 '임동식' 화백

현재 또 다른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고,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평소에도 개인적인 만남은 지양하고 있는 '임동식' 화백이 '이미정 갤러리' 별관에서 몇몇 지인들과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1945년 충남 연기군 남면이 고향인 '임동식' 화백은 동향의 지인들이 전시장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발걸음을 옮긴 것이었다.  

공주고등학교 37회 졸업생이며 197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이번 공주에서 개최한 전시회는 1967년 공주문화원에서 유화 개인전을 가진 이래 51년 만이다.

무제- 담배를 재료로 그린 드로잉
▲ 무제

무제-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을 그리다
▲ 무제

무제- 풀을 오려 염소 뱃속에 붙인 그림1
▲ 무제

'이미정 갤러리' 본관 1실에는 '임동식' 화백의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에 작업한 제목 없는 드로잉(주로 선에 의해 이미지를 그려내는 기법)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 관람객이 "이런 정도는 나도 그리겠다."라며 우스갯소리를 던지는 걸 주책맞게 듣고 말았다. '임동식' 화백의 작품 세계를 모르기에 나온 실언이다.

가장 위 작품의 인물을 살펴보자. 애연가인 임 화백은 담뱃불로 눈, 코, 입, 귀에 해당하는 부분을 지져 얼굴을 형상화했고, 담뱃재는 대지를 표현하는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두 번째 그림은 임 화백이 아이들에게 "아무거나 그려봐라." 말을 건넸고 아이들은 생각나는 대로 땅 위에 그림을 그리는 지극히 단순한 상황을 화폭에 옮긴 것이다. 이 그림을 관람하면서 아이들의 머릿속에 그려진 이미지가 땅 위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관람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무제의 풀 뜯는 염소 그림 역시 '임동식' 화백의 기발하고 창의적인 예술 세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임 화백은 일일이 칼로 종이를 오려 풀밭을 나타냈고, 염소가 섭식했음을 표현하기 위해 오려낸 풀을 염소 몸통에 붙여 다시 사용하고 있다. 시선을 돌려 어미 염소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뱃 속에 잉태한 새끼 염소가 투영되어 있다. 그 새끼 염소가 세상에 나와 엄마 옆에 서 있기까지의 과정을 파노라마처럼 이미지화한다든지 양껏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염소의 익살스러운 표정만으로도 포만감을 읽을 수 있는 저 그림을 어떻게 아무나가 그릴 수 있단 말인가. 

'임동식' 화백의 차고 넘치는 재치와 아이디어로 창조된 드로잉 작품 한 점을 꼭 소장 하고 싶었다. 그러나 드로잉 작품은 작가 소장용으로 판매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정 갤러리'를 찾은 임 화백께 그 까닭을 여쭈어보니 "작품에 탁도 나고 초창기 작품이라......" 를 이유로 드셨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깊은 것이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아쉬움을 날려 보내기 위해 미루어 짐작해 볼 뿐이다.


'임동식'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이른 봄
▲ '임동식'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이른 봄>

'임동식'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아침, 까치
▲ '임동식'<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아침, 까치>

엥선생이들려주는그림이야기NO2 1
▲ '임동식'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정오, 참새> 
 
엥선생이들려주는그림이야기NO2 2
▲ '임동식'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밤, 부엉이>
 
자연과의 교감을 중시하던 '임동식' 화백은 60년대에 공주로 내려와 공주미술학도들의 모임인 '일수회'를 결성하고 80년대 초 '금강현대미술제'를 시작하고 자연에 나를 던진다는 뜻의 '야투'를 결성하게 된다. 그러다 1985년 독일에 사는 여동생의 권유로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하게 된다. 함부르크에서 해마다 12개 학문 분야 중 단 한 명에게 돌아가는 '예술과 학문의 후계자 장학금'을 받기도 했고, 귀국 후 한 달간 진행된 금강자연미술제에는 100여 명의 독일어권 작가들이 자비로 참가하기도 했단다.

잠시 화제를 돌려 '에디션'이라는 용어에 주목해 보자. 아마 여성분들은 '에디션'이라는 미술용어를 액세서리나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자주 접했을 것이고, 남성분이라면 아파트 분양 현장이나 자동차 판매 광고 등을 통해 들어봤음직 하다. 미술계 밖에서 사용하는 '에디션'이라는 용어는 본래 뜻과는 별개로 특별한 날 출시한 제품 또는 특별한 구성을 한 제품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임동식' 화백은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 시리즈를 각각 다른 크기의 유화 아홉 점으로 그렸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된 작품은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이른 봄>,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 아침, 까치>,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 정오, 참새>, <고개 숙인 꽃에 대한 인사-밤, 부엉이>네 점을 각각 두 종류의 크기로 제작하여 총 8점으로 구성하여 전시하고 있다.


■ 드라마틱한 에피소드와 등장 인물들
엥선생이들려주는그림이야기NO2 3▲ 공주문화예술촌에 그려진 '산토끼'

'임동식' 화백은 1993년~2003년까지 공주시 신풍면 동원리 원골마을에서 '예술과 마을 원골 프로젝트' 등을 기획 창시하였다. 이 시기에 작가가 직접 심고 가꾼 수만 송이의 감나무밭 아래의 수선화밭은 이번 전시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다. 

공주문화예술촌(공주시 봉황로) 외벽에 그려진 대작(150호) '산토끼' 역시 이 시기에 임 화백이 취한 퍼포먼스를 시각화한 것이다. 어느 날 산토끼가 산 밑까지 내려와 키우게 되었는데 그 토끼가 죽고 말았단다. 산속에 토끼를 묻어 주고 돌아오는데 발밑으로 나뭇잎 두 장이 굴러다녀 죽은 산토끼를 떠올리며 두 귀에 대 본 임 화백의 행위 예술은 이렇게 작품으로 거듭났다.

공주시정지 '흥미진진공주' 2018년도 2월호
▲ 공주시정지 '흥미진진공주' 2018년도 2월호 표지 '우평남' 〈나의 고향 공주,227.3×181.8, ,oil 〉

2017년 12월 6일(수)~ 12월 26일(화) '이미정 갤러리'에서는'농사예술꾼' 이라 불리는 공주 70대 신인 우평남의 '우평남식 그리기' 전시회가 열렸었다. '임동식' 화백과 인연이 깊은 입지전적 인물이다.'우평남' 화가에게 '임동식' 화백이 특별한 것처럼 '임동식' 화백에게 '우평남' 화가는 각별한 인물로 서로가 서로에게 동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은 경우이다. '우평남' 화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도 자연주의 미술을 고집하던 임 화백이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장본인이자 '임동식' 화백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미술계에 입문하게 된다.


"친구는 왜? 풍경을 안 그리는가?" 이 한 마디는 임 화백이 마곡사를 돌아보고 오다 목격한 고목에서 예술적 영감과 창작에 대한 욕구가 동하여 풍경화를 그리게 했고, 대전롯데백화점 초대전에서 고목을 그린 그 풍경화는 진가를 알아본 청주의 대형식당 경영자(도예가)가 구매한다. 그리고 전시회가 있어 청주에 들른 '이화익' 관장이 운명처럼 그 식당을 찾게 된다. 식당 VIP 대기실에서 주인이 수집해 온 그림 몇 점을 감상하게 되는데, 안목 있는 식당 주인이 자신 있게 내보인 그림 속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임 화백의 그림을 보고 이화익 관장은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임 화백의 그림과 조우한 이화익 관장은 임 화백이 공주 출신이라는 단서를 갖고 당시 '이화익 갤러리' 전속 화가였던 공주 출신 화가 '김동유'를 통해 그의 은사인 '임동식'을 찾아간다.

그리고....
임 화백을 만난 그날 그의 그림에 이미 매료되어 있던 이화익 관장은 트럭 2 대분의 그림을 싣고 서울로 올라가 전시회를 기획·진행하게 된다. 이렇게 미술계의 거장 '임동식' 화백은 세상에 그 존재감을 알리게 된다. 

임 화백의 풍경화 제목에 '친구가 권유한...' 이 많은 것은 '우평남' 화가와의 기묘한 인연을 두고 두고 기억하고픈 임 화백의 올곧은 성정도 엿보게 한다. 거장의 그림을 통한 메세지는 인터넷 감상을 통해서도 강하게 전달될 것이다. 그렇게라도 임 화백의 다양한 작품을 꼭 감상해 보길 바라며 혹여 기회가 닿는다면 임 화백의 전시회를  관람할 기회가 닿는다면 없는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들러보길 권한다. 
 
 
■임동식 -고개숙인 꽃에 대한 인사 에디션시리즈-를 다녀와서 
임
▲ '임동식' 화백과 '이미정' 관장


'임동식'.
그의 명성을 듣고 인터넷이나 언론매체를 통해서라도 작품을 접해 본 사람은 그의 자연 그리고 사람에 대한 철학과 예술 세계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그가 살아온 삶까지 들여다 본다면 소년 같은 정직함과 사람을 대하는 순수함, 자연을 바라보는 겸허함과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작품에 대한 열정에 한층 더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양하고 두꺼운 팬층을 둔 '임동식' 화백만의 개성과 매력의 원천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다.

'임동식' 화백은 '이화익 갤러리'의 전속 화가이다. 예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해외와 서울, 대전, 부산 등지에서 주로 전시회를 열다 보니 주로 풍문으로 소식을 듣고 매체를 통해서 작품을 봐 왔었다. 그 때문에 어떠한 형식으로든 지척에서 만나 뵙기를 애타게 소원해 왔다. 

간절한 기다림으로 수선화가 절정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즈음 51년 만에 공주에서 전시회가 열려 목전에서 작품 뿐만 아니라 임 화백을 직접 뵙는 영광을 누렸다. 수년간 돈절한 애인과 재회라도 한 듯 가슴 벅찬 순간이었지만, 지나친 부끄러움과 우매한 배려심으로 형식적인 인사와 몇 마디 작품에 관한 질문을 여쭌 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감히 '임동식' 화백과 그의 그림 세계를 소개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브레이크 안 걸리는 무모함을 자책해야 했고, 내면의 갈등과 두려움은 도저히 감내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결국은 단편적인 지식을 총동원하여 큰 산과 같은 분을 소개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정보와 지식을 아낌없이 전해준 '이미정 갤러리'의 이미정 관장님 덕분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분의 호의에 깊이 감사드리며 다음 기회에는 화가와 미술관 관장으로서 살아가는 '이미정'의 삶도 조명해 보고 싶은 욕심이 물색없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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