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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오독오독 해삼물회 “이거 진미네”

태안 모항항 해삼수출전략단지에서 나온 해삼 맛 자랑

2016.06.22(수) 12:38:36 | 오선진 (이메일주소:dhtjswls17@hanmail.net
               	dhtjswls1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말이 있다.
이건 음식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보신탕만 해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거 안먹으면 여름철 어찌 나느냐고 할 정도로 즐겨 찾아서 먹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극 혐오의 대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다의 해삼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해삼 음식은 산해진미에 버금가는 맛있는 요리지만 어떤 사람들은 “물컹물컹... 에이 징그러워”하면서 싫어한다. 바다의 개불도 그중 하나다.

해삼도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그다지 고급 식품은 아니었다. 지금은 값이 비싸진 만큼 역시 귀하신 몸 대접을 받지만 예전에는 썩 환영받는 해산물이 아니었다. 포장마차에서 멍게와 함께 먹는 안줏거리였고 고급 횟집에서 광어나 도다리를 주문하면 밑반찬으로 내놓았을 정도다.
 
하지만 중국으로 건너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국 고대부터 전해지는 팔진미에 해삼이 포함될 뿐만 아니라 지금도 바다제비 집, 상어 지느러미와 비견되는 고급 요리로 대접받는다.
우리는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긴 해삼이 중국에서는 왜 그렇게 고급 식품이 됐을까? 짐작해보면 우리는 해삼이 흔했고, 중국은 해삼이 귀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반도에서는 동서남해에서 모두 해삼이 잡히지만 중국에서는 해삼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극히 일부에서나 해삼이 잡히니 해삼이 아주 많이 잡히는 우린 진정 행복한 나라다.
특히 충남 서해는 싱싱하고 질 좋고 맛있는 해삼이 많이 잡히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서해에서도 해삼이 많이 나는 곳은 태안군 모항항 앞바다다. 그래서 해마다 6월이 되면 태안 모항항에서 해삼 축제가 열린다.

올해 벌써 5번째를 맞이했고 6월 4일~ 12일까지 총 9일간 열렸다. 도민리포터는 이 기간에 꼭 가보고 싶었지만 타이밍을 놓친 관계로 축제가 끝난 며칠전 다녀왔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해삼은 앞으로도 계속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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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모항항 가는 길.
축제는 끝났지만 그 여운과 축제의 흥겨움을 그냥 떠나 보내기 아쉬워 길위의 현수막은 여전히 펄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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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항 전경. 야트막한 산마루 고갯길을 올라 포구로 따라 내려오면 이렇게 작고 아담한 모항항 항구가 나온다. 물이 어찌나 푸르고 맑던지...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배가 정박해 있는 선착장 시설이며 수협 어판장도 거기에 있다. 축제도 거기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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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축제를 알렸던 현수막은 이곳에도 남아있다. 내년엔 꼭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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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항 해산물 판매센터.
항상 북적이고 활기차다. 손님들이 주말에는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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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해삼 시키고 광어도 먹자. 저기 개불도 좀 달라 하고 꽃게도 찌어 달라 해”
연인의 소곤거림. 이 여성은 회 먹을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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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안에는 갓 잡아온 해산물을 횟집에 내려주기 위한 활어차가 들어와 분주하게 수조를 돌며 광어, 우럭, 해삼, 장어 등을 내려주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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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 이건 평소에 보던 것과 색깔이 약간 다르다. 검붉은 이 멍게는 무엇?
이게 자연산 멍게다. 색이 검붉고 아주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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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자르면 ‘탱글’한 속살이 나오는 자연산 멍게, 드시고 싶은 분은 언제라도 모항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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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양식 멍게다. 방금 전 위에서 본 자연산과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맛은 고객들의 평가에 따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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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내 횟집 사장님이 “이 해삼 한번 잡숴봐”라며 자신있게 들어올린 해삼 세 마리.
“아이 귀찮게스리 왜 들어 올리고 난리야?”라며 바닷물을 ‘쫘~악’ 내뿜으며 성질 부리는 이녀석. 정말 해삼이 팔뚝만큼 크고 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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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오늘의 주인공 해삼.
살이 오를대로 올라 탱글탱글하다. 이걸로 오늘 맛볼 요리는 다름 아닌 ‘해삼 물회’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해삼물회. 과연 맛은 어떨까? 그동안에는 횟집에서 부재료 음식으로나 만났던 해삼이었는데 이걸로 물회를 해 먹을 예정이다. 태안에서는 해삼물회가 유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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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에서는 먼저 칼로 내장을 정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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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잘게 잘라 회로도 먹을수 있게, 아울러 물회를 만들 수 있게 토막을 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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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물회 한상이 완성되어 나왔다.
‘우와~ 엄청 푸짐하다’
감탄사가 쏟아진다. 바다의 산해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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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물회 한그릇.
횟집에서 물회 만드는 레시피를 간단히 알려주셨는데 그닥 어려운건 아니었다.
청양고추는 다져 놓고, 양쪽을 칼로 조금 잘라 내장을 빼낸 해삼을 준비한 뒤 샤워를 시킨후 얇게 썰어둔다.
이어서 해삼물회는 새콤달콤해야 하니 초고추장을 듬뿍 넣고, 다진마늘도 조금 넣는다. 신맛과 단맛의 조화를 위해 식초와 약간의 설탕만 넣으면 끝. 식성에 따라 청양고추와 채썬 오이, 참깨, 약간의 참기름을 넣는 것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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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 국물부터 숟갈로 맛을 본다. 아, 쥑인다.
해삼 육즙에서 우러나온 그것이 물회의 얼음물과 조화를 이뤄 시원하고 입안에 차악 퍼지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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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삼.
입안에서 톡 터지는 느낌과 쫄깃한 식감. 은근히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해삼의 맛, 거기에 물회에서 나온 얼음물이 해삼과 함께 입안에서 녹는다.
아, 이거 혼자 먹기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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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의 이름은 약효가 인삼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삼의 쫄깃한 식감을 느끼기 위해 생으로 섭취하는 것 외에 내장이나 생식전을 염장한 것이나 건조한 것을 중화요리의 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예로부터 말린 해삼은 강장제로도 귀하게 쓰였다고 하는데 궁합음식으로는 레몬을 꼽을 수 있다. 무기질이 풍부한 해삼을 레몬과 함께 먹으면 비타민C가 철분의 흡수를 도우며 살균효과도 있다.
 
해삼은 또한 소화가 잘되고 칼로리가 적어서 비만인 사람에게 좋은 것은 물론 비만 예방, 치아 및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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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은 사람의 모습을 닮아 몸에 좋다고 해서 인삼이라고 하지만, 해삼은 남자의 ‘물건’을 닮고 신장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해삼이라고 한다.
그래서 별명이 바다의 남자라는 뜻에서 해남자(海男子)다. 시커멓고 울퉁불퉁한 몸체 때문에 근육질 몸매에 거칠고 어딘지 모르게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기는 바다 사나이의 이미지를 떠올린 것 같다.
 
과거 조선시대에 중국에서 조선 해삼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 중국에 가는 사신이 반드시 챙겨야 했던 물목으로 빠지지 않았던게 바로 이 해삼이다.
선물하기에도 좋지만 경비를 마련하는 데 해삼만큼 좋은 품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해삼을 가져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니 해삼은 ‘외교’에도 큰 역할을 했던 셈이다.
 
참고로 태안군은 최근에 해삼을 수출하면서 이게 군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아 얼마전 전국 최초로 해삼 수출양식단지를 조성, 운영에 나서고 있다.

태안군은 지난 2013년부터 안면읍 승언리 인근 해상에서 총 700ha의 수출전략단지(해삼 섬) 조성 공사에 들어가 작년 말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갔다.
그리고 해삼은 생물 외에 건해삼도 만들어 파는데 이것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태안 해삼은 수심과 수온 등 최적의 환경에서 자라나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로리는 적어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며, 해삼을 말린 건해삼은 중국에 수출돼 최고급 해산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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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서 보여드렸던 자연산 멍게도 한점 입안에 쏘~옥.
음...음...음. 쌉싸레한 멍게의 싱싱하고 알싸한 속살의 맛. 바다가 입안에 그대로 전해져 온다.
 
앞으로 태안의 해삼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해삼의 메카’ 해삼 수출전략단지가 제역할을 다 해서 태안과 충남의 수산물 산업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 줄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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