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가 함께 사는 구항면 공리 이채옥 할머니 가족
▲ 4대가 함께 사는 이채옥 할머니 가족.
콸콸 넘쳐흐르면서 마르지 않는 공수골 우물이 있고 만수면적 9만평의 공리저수지가 있는 이곳. 물 좋고 사람 좋기로 유명한 구항면 공리마을에 4대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 있어 화제다. 핵가족을 넘어 1인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4대가 함께 사는 이채옥 씨 가족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어 공리로 달려갔다.
이채옥 씨 가족은 모두 7식구로 이채옥(95) 할머니와 아들 김광석(78) 씨, 손자 김한경(45) 씨, 손자며느리 송은화(41) 씨, 증손자 김주형(17) 군, 증손녀 김민지(16) 양과 김민주(13) 양 이다. 주민등록상으로 100세인 1대 이채옥 할머니는 공리 옆 마을 동산리가 고향으로 16세 때 공리로 시집와 슬하에 7남매를 두었다.
“90살 넘어서 4대가 함께 사니 올매나 화목혀. 증손주까지 7식구가 함께 사니 참말로 행복하지. 행복이 따로 있나라는 노래도 있잖여” 이 할머니는 배고프고 힘들었던 시절, 방 한 칸에 8식구가 같이 살아도 똘똘 뭉쳐 이겨내고 살았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4대가 함께 산다고 온누리상품권이 매달 5만원치가 나와서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등 도움이 많이 됐는데 올해부터 지원이 나오지 않아 조금은 서운하다고 덧붙였다.
2대 김광석 씨는 해병대 생활을 제외하고는 공리를 떠나본 적이 없는 공리 토박이다. 김 씨는 호적이 3년 늦어 군에 일찍 다녀왔다고 한다.
새마을운동이 일어나고 70년대 이후 농촌을 떠자니 않았다는 김 씨는 구항에서 벼농사 등 농사를 지어오며 가족과 같이 살아왔다. “며느리가 따뜻한 밥 챙겨주고 어머니가 보살펴주시니 저는 편하지만 애들이 좀 불편할 텐데 잘 대해주니 고맙죠.” 3대 김한경 씨는 2남 2녀 중 막내로 시흥에서 타일을 수입하는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다가 2010년 겨울 귀향했다. 당시 김 씨의 어머니가 건강이 안 좋아 내려오게 됐다고 한다. 베리원 작목반에서 해맑은 농장을 운영하며 무농약 딸기를 키우고 있는 김 씨는 빗물을 이용한 지하수재활용 사업에 관심이 많다.
빗물 재활용 농업이 발달해 있는 독일에서는 하우스 밑 땅을 파서 빗물 저장탱크를 만들어 그 물을 계속 순환시키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김 씨가 운영하는 딸기농장에도 빗물 재활용 농업을 적용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4대가 함께 산다고 하니 남들이 어렵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오히려 제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딸기농사로 바쁘다보니 농사 외에는 신경을 잘 못쓰는데 정정하신 할머니께서 하우스 근처 풀도 정리해주시고 신경을 많이 써 주십니다. 밭도 300평 정도 있는데 아버님이 계절별로 수확해주시고 관리해주시니 늘 감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