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훈은 <현의 노래>를 쓸 때 악기박물관에서 오랜 시간 동안 악기들을 들여다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매일 박물관을 찾아 유물들과 마주하니 어느 날 '소리'에 대한 느낌이 떠올라 마침내 소설 <현의 노래>를 쓰게 되었다는데요.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자외선이 강해지는 요즘은 박물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저도 국립공주박물관을 비롯해 석장리박물관, 계룡산자연사박물관, 공주민속박물관 등을 찾아보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답니다. 공주의 여러 박물관 중 처음으로 찾은 충청남도역사박물관은 충남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인데다가 기획전까지 풍성하게 열리고 있었습니다.
▲ 충청남도역사박물관 전경
▲ 충청남도역사박물관 앞뜰의 석상들
공주시 국고개길 중동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충청남도역사박물관은 2004년에 개관했습니다. 그런데 건물의 외관이 수십 년은 더 되어 보여서 물었더니 충청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고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충남 도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도사박물관'을 '충청남도역사박물관'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충남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기증과 기탁한 유물을 전시하는 특별전 '오래된 기억, 소중한 만남'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이번 특별전은 2013년에 기증, 기탁한 유물 가운데 156점이 8월 30일까지 전시됩니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은 2009년부터 '우리문화유산찾기 운동'으로 사라지고 훼손되어가는 충남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있는데요. 대대손손 가보로 물려받은 선대의 유물을 기증, 기탁한 분들이 많아 매년 1천 점 이상이나 수집된다고 합니다.
충남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유물들을 관람하는 동안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소중한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습니다. 시골집에서 사용했던 옛날 물건들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고물상에 팔거나 함부로 대한 것이 후회되기도 했습니다.
충청남도역사박물관 2층은 상설전시관입니다. 충남의 대표적인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연표와 지도, 사진 자료를 중심으로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857년 이한철이 그린 추사 김정희의 초상입니다. 추사체로 쓴 산해숭심(山海崇深)이 인상적입니다. "산과 바다는 높고 깊다"라는 뜻을 음미해보면 추사 김정희의 정신을 읽을 수 있습니다.
충남은 기호유학의 충절과 선비 정신이 깃든 고장인데요. 무엇보다 명문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문집과 유물 등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충청남도역사박물관을 는다면 우리의 전문화를 접하고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공주시 중동에 위치한 충청남도역사박물관은 근현대사를 엿볼 수 있는 관람과 함께 현장체험학습도 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 앞뜰에 마련된 전통놀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들의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동절기 11월~2월은 오후 5시까지)
휴관일: 매년 1월 1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
안내문의: 041-856-8608
주소: 충남 공주시 국고개길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