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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귀중한 세 생명 함께 구조…“살아줘서 고맙다”

방승직 보령적십자인명구조대장 체험 수기

2013.11.15(금) 13:16:5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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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적십자인명구조대의 활동은 눈부시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고욕을 치러야 하지만,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보람은 값지다. 인명구조대의 고충과 감동은 어떤 것인지 방승직 대장의 체험 수기를 통해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2012년 7월 30일 오전 8시 대천해수욕장 앞 바다 유난히 파도가 높다. 높은 파도 속 많은 피서객들이 물놀이 기구, 튜브 등을 가지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파도가 점점 더 거세져간다. 그럼에도 수영객들의 안전을 위해 수상오토바이를 띄웠다. 그러나 높은 파도 때문에 수상오토바이 운행이 어렵기만 하다.

한 시간 후 교대를 위해 높은 파도를 헤치고 바다에 들어가는데 밀려오는 높은 파도가 얼굴을 때려 선글라스를 바다 속으로 데려가 버렸다. 간신히 수상오토바이에 올라 수상안전구호 활동을 시작하는데 왠지 불길한 생각이 든다. 안전요원의 지시를 어기고 바다 깊숙이 들어오는 수영객들을 어떻게 해야 하지?

“내 집 같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나? 아니지.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수영객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자는 다짐을 하며 수상안전구호활동을 시작하였다. 물속 깊이 들어가는 피서객, 외국인 부부, 어린이 등 안전한 곳으로 나오도록 안전계도 활동을 시작… 오늘 따라 대원들도 부족하다.

한 시간이 후딱 지나고 잠시 휴식을 위하여 사무실 앞 의자에 앉아 피서객들을 주시하는데, 수상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대원의 다급한 무전. 튜브를 타고 떠밀려온 2명의 수영객을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가라는 내용이다. 급하게 레스큐 튜브와 핀을 들고 뛰어갔다. 핀을 착용하였음에도 높은 파도 때문에 앞으로 나가지지 않는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튜브에 매달려 있은 여자아이에게 도착했을 때 아이가 두려움에 떨며 울고 있었다. 안정시키고 연합대장님에게 인계, 다른 튜브에 매달려 있는 아이에게 이동하여 안전하게 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정말 우리 보령시적십자인명구조대 활동이 자랑스럽다. 아이 부모님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음료수를 사가지고 왔다.

파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더 거세지고 있다. 점심 먹으러 갈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오늘은 중국집에 음식을 시켜 대충 먹기로 하고 근무대원 모두가 피서객들로부터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있다. 입수통제를 고민하며 보령시적십자인명구조대 수상오토바이가 우리 영역에서 23번 부표까지 계속 이동하며 수상안전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15시 30분경 수상안전구호활동을 위해 수상오토바이에 올라탔다. 21번 부표 쪽에 레저업자들이 설치한 줄을 잡고 바다 깊이까지 들어온 피서객들이 많아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연합대장님께 무전으로 해양경찰에 연락, 줄을 끊어버리든지 경찰관을 배치 줄을 잡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조치하도록 부탁했다. 연합대장님이 한 대원과 함께 그쪽으로 이동하여 안전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높은 파도 속에 튜브를 타고 바다 쪽으로 떠밀려오는 피서객들이 증가하고 있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수상오토바이를 이용하여 안전한 곳까지 15명 정도를 이동시켜주었다. 높은 파도로 인하여 수상오토바이가 줄에 걸려 전복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정말 위험하고 어려운 하루다.

우리 지역이 걱정이 되어 16번 부표까지 이동하여 뒤를 돌아보니 23번 부표 앞에 3명이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2010년 천안 모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명이 익사한 사고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순간 최고의 속도로 이동하여 보니 3명이 익사 직전의 상황이다. 순간 머릿속에 내가 이 세 명을 다 구할 수 있을까? 만감이 교차한다. 가장 멀리 떨어진 아이에게 레스큐 튜브를 던졌다. 명중이다. 정확하게 그 아이 앞에 떨어져 붙잡는다. 한 명은 구했다. 수상오토바이 왼쪽과 오른쪽에 한명씩 물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조금만 버텨라. 소리를 지르면서 왼쪽에 있는 아이를 보니 힘이 없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신속하게 이동 구조하여 수상오토바이 옆면을 잡게 하고 “죽을 힘을 다해 붙잡아라.”

소리를 지르고, 오른쪽에 있는 아이를 구하려고 쳐다보니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뛰어내릴까? 수상오토바이를 이동시켜 구할까?”

머리가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난 수상오토바이를 이동시키고 있었다. 하나님이 도우셨을까? 그 높은 파도에도 그 아이가 가라안고 있는 바로 옆까지 정확하게 이동되어 물속 깊은 곳에 머리와 손이 보인다. 신속하게 손을 물속에 넣었다. 아이 손이 잡힌다. 구했다! 안도의 숨을 쉬고 아이를 끌어올려 수상오토바이 옆면이 눕혔다. 양쪽 발판에 한명씩 눕혀 놓고 급하게 무전으로 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통로와 인원 준비를 요청하였다. 피서객들이 없는 안전한 공간으로 수상오토바이를 상륙시켜, 대기 중인 사륜오토바이를 이용 사무실로 이동 응급처치를 실시하였다. 바닷물을 많이 마신 아이들이 연신 구토, 두통을 호소하여 서울병원으로 후송,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소견에 따라 보건소 엠블란스를 불러 후송시켰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일행을 찾았다. 경기도 안성시 석정동에서 놀러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 9명이다. 보령시적십자인명구조대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물속에 들어가 자칫 귀중한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이었다. 오늘은 정말 하늘이 도운 날인가 보다. 레스큐 튜브를 정확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수상오토바이를 거친 파도 속에서 정확한 위치까지 이동시킬 수 있었던 것 등등. 이중 하나라도 잘못 되었더라면 2010년 사고가 재연되었을 것이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장비를 정리한 후 병원으로 후송한 학생들의 상태가 궁금하여 전화를 걸어 보았다. 모두가 건강하단다. 정말 다행이다. 오늘 대원들의 선그라스 2개를 수장시켰지만, 덕분에 귀중한 생명을 그것도 3명이나 구했다며 크게 웃어본다.

보령시적십자인명구조대 수상안전구호활동의 경륜과 노하우로 무장된 대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귀중한 세 생명을 구했다. 오늘은 정말 보람된 하루였다.

보령시적십자인명구조대 대원 여러분, 특히 서은규 연합대장님, 이우권 전대장님, 편도인, 김희섭, 류남신, 정미선, 이용희 대원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올해에도 전년도에 이어 안전사고 제로화가 이루어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죽음의 길에서 돌이켜 삶의 길로 돌아온 너희 셋 정말 고맙다!

 

방승직 대장이 보트스키를 타고 대천 앞바다를 순찰하고 있다.

▲ 방승직 대장이 보트스키를 타고 대천 앞바다를 순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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