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가 내리던 지난달 30일 맹철옥(여·94·서산시 읍내동) 할머니가 우산을 들고 쓰레기를 줍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10여년을 한결같이 맨손으로 거리를 청소하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서산시 읍내동에 사는 맹철옥(94) 할머니.

아흔을 훌쩍 넘긴 맹 할머니는 매일 아침 6시부터 7시까지 자신이 살고 있는 양유정공원주변 300여m의 거리를 청소하는 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인력시장이 3개나 있고 유흥업소와 대형마트 등이 위치한 번화가 이다보니 환경미화원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나이가 드니깐 잠도 없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멀뚱멀뚱 있기도 뭐하고 해서 운동 겸해서 시작한 것이 벌써 한 10년쯤 됐나… ”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맹 할머니는 1년 365일 매일같이 맨손으로 담배꽁초며 과자봉지, 빈병 등 각종 쓰레기를 줍는다.

“처음에는 장갑을 끼고 집게로 주웠는데, 담배꽁초는 줍기가 쉽지 않아 그냥 맨손으로 줍게 됐다”며 “아침 일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몸을 움직이니 건강도 좋아지고 다 줍고 나서 깨끗해진 거리를 보면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여·63·서산시 읍내동)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거리를 청소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다”며 “어쩌다 가끔 안 나오시는 날이면 걱정스러워 안부전화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처럼 열심히 줍고 있는데 바로 그 옆에서 버리는 사람도 있더라는 맹 할머니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양유정 환경지킴이’를 계속하겠다고 말한다.